엔비디아, 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록’ 인수…역대 최대 28조원 거래 성사
경제 뉴스2025.12.24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인수 금액 약 200억 달러(28조 4000억 원)에 AI 스타트업 ‘그록(Groq)’의 핵심 자산과 인력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거래는 엔비디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로, 지분 인수 대신 기술 자산(IP)과 인력 영입 형식으로 진행되어 글로벌 반독점 규제를 피해가는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BC 및 그록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그록과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과 자산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그록의 창립자이자 CEO인 조나단 로스와 사장 써니 마드라 등 핵심 경영진과 엔지니어 팀이 엔비디아로 합류하게 된다.
이번 거래는 엔비디아가 그록의 회사 구조를 통째로 인수하지 않고, 필요한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디스럽티브(Disruptive)의 알렉스 데이비스 CEO는 CNBC 인터뷰에서 이 거래가 현금으로 진행되며, 엔비디아가 그록 클라우드 부문을 제외한 모든 자산을 가져가는 구조라고 전했다. 이는 2019년 엔비디아가 멜라녹스를 인수할 때의 금액 7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그록을 회사로서 인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하며, ‘그록의 뛰어난 인재들을 영입하고 저지연 프로세서 IP를 라이선스하여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아키텍처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플렉션AI의 인력을 흡수하는 방식이나 아마존이 어뎁트AI를 사실상 인수한 것과 유사한 전략으로, 빅테크 기업들이 반독점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경향을 보여준다.
그록은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개발 주역인 조나단 로스에 의해 2016년에 창립되었으며, 대규모 언어 모델의 추론 속도를 대폭 향상시키는 LPU(Language Processing Unit) 기술로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 펀딩에서 기업 가치는 약 69억 달러로 평가받았으나, 불과 3개월 만에 약 3배 증가한 금액에 거래가 이루어진 셈이다. 이로 인해 삼성과 블랙록, 시스코 등 그록의 주요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이번 인수를 통해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독점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록은 엔비디아의 GPU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문제를 이용해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잡았다. 엔비디아는 경쟁사를 제거하면서 그록의 빠른 추론 속도 기술을 흡수하여 AI 학습 및 추론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한편, 그록은 사이먼 에드워즈 최고재무책임자가 새로운 CEO로 취임하며 독립적인 법인으로 운영될 예정이고, 기존의 그록 클라우드 서비스는 계속해서 제공될 예정이다.



